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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일본 영화 <모성>으로 살펴본 모성과 애착

by 마음카페 2023. 8. 18.

일반적으로 모성은 임신 출산 양육과 관련된 여성의 어머니로서의 자질과 경험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나를 낳은 엄마와 내가 낳은 딸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스러워하며 배워가는 모성과 애착에 관한 심리이야기.  일본영화 <모성>은 그 심리이야기를 담고 있는 미나토 가나에 원작 소설을 영화화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모성 관련 영화 중 한편입니다.

1. 모성은 본능적이라기보다 배우고 성장해가는 여정입니다

사랑받고 싶은 딸과 사랑을 주지 못하는 엄마 이야기에서부터 모성에 관한 질문을 던집니다. 

루미코는 늘 예의바르고 어른들이 좋아하는 딸로 자랐고 그런 딸을 사랑하는 엄마와 행복했습니다.루미코가 딸(사야카)을 낳자 친정엄마도 루미코도 모두 기뻤지만 루미코는 엄마가 기뻐하니 자신도 기뻤던 거 같습니다. 루미코는 아직 엄마의 딸이기는 했지만 보호해야할 딸이 있는 엄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습니다. 

그러다 태풍이 불어닥치고 불의의 사고 현장에서 친정엄마는 루미코에게 이제 엄마가 돼야한다며, 딸을 먼저 구출하라며 루미코의 손을 놓고 현장에서 자결합니다. 자신이 죽어야 루미코가 딸 사야카를 구출할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은데, 저는 이 장면이 가장 일본스러운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엄마가 자결하는 모습을 딸에게 보이다니, 저는 납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 구사일생으로 딸을 구했지만 루미코는 그 이후에도 딸을 사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엄마를 잃게한 사람이라는 생각, 평생을 의지했던 엄마를 잃어버린 딸로서의 상실감이 삶을 가득채웠기 때문일것입니다. 

늘 엄마의 사랑을 원했지만 사랑받지 못하고 그 어떤 것의 일부로만 느껴졌던 사야카.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깊은 절망감과 무기력감이 사야카에게 가득했지만 사야카는 계속해서 엄마에게 사랑을 갈구했습니다. 엄마의 사랑을 간절히 원했기 때문입니다.

 딸 사야카가 자라가면서 엄마와 딸로서 서로 부딪히고 갈등하고 상처받고 원망하지만 둘은 그 관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모성이라는 것도 부딪히고 배우면서 성장해가고 성숙해가는 인생의 여정이었습니다. 

 

 

2. 애착관계는 독립으로 이어집니다

 

국민멘토 오은영 선생님은 자녀 양육의 목표는 '독립'이라고 늘 강조합니다. 건강하게 독립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건강한 애착관계인데 그 애착관계에 어려움이 있어서 독립이 안되거나 늦춰질 수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어린시절 엄마와 애착관계형성이 아동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꾸준히 이야기하면서  안정애착과 불안정애착으로 애착관계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안정애착은 엄마와 잠시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해서도 큰 격리불안을 보이지 않습니다. 불안정애착은 회피애착 저항애착 혼란애착으로 구별해서 살펴볼 수 있는데, 회피애착의 경우 엄마에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엄마와 단 둘이 있거나 낯선 사람과 단 둘이 있을 때나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엄마가 없을 때 불안을 느끼는 것은 저항애착입니다. 엄마가 돌아왔는데도 분노나 저항을 보이면서 잘 놀지 않고 달래지지 않는 경우입니다.  혼란애착은 일관성이 없고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인데 대체적으로 일관적이지 않은 양육 태도에서 비롯되는 애착유형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자신을 돌아봤을 때 안정애착을 이루고 있는 사람은 몇 안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도 그 부모님에게 어떤 안정적인 애착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기때문입니다. 이제 우리가 먼저 점검해봐야할 것은 내가 어떤 애착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내 자녀와 어떤 애착관계를 이루고 있는지, 나는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지입니다. 

모성도 성장해가는 것처럼 우리의 관계도 계속 변화하고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녀는 결국 부모를 떠나 독립하고 자신이 또 부모가 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오롯이 자신의 삶을 살아낼 거라고 믿습니다. 

 

3. 모성도 고민과 반성이 필요합니다

 

결국 사야카는 자신이 임신한 것을 깨닫고 엄마에게 전화합니다. 엄마는 사야카에게 고맙습니다. 이제는 늙고 지친 자신이지만 사야카의 아이를 통해 자신이 미래와 연결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루미코의 모성과 사야카의 모성이 연결됐습니다. 

이 영화는 같은 과거 이야기를 엄마 루미코의 관점으로, 딸 사야카의 관점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서로 다른 감정, 기억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결국은 서로 성장했습니다.

갑자기 뜬금없이 모성애와 관련이 있기는 한, 한국영화<엄마>가 떠오릅니다.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아들을 이용하는 폭력적인 모성이었고 그것을 한국적인 엄마로 표현했던 것에 거부감이 들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면 영화<케빈에대하여>는 아빠와 동생을 살해한 아들의 엄마로서, 그런 아들이라도 그 아이의 엄마가 돼야하는 상황을 창백하게 그려냈던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아들의 죄가를 엄마로서 당하기로 선택한 그 모성이 진정한 모성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보면 각 시대마다 각 문화적 배경마다 모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반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의 첫 문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성은 임신 출산 양육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에서의 자질과 경험입니다. 모성에서 중요한 과정이 자녀와 애착관계 형성이라는 걸 생각해봤을 때, 저의 모성은 지금 어디쯤에 와있을지 아이들과 저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해보고 싶습니다. 죄책감 미안함대신 그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현명하게 노력하는 모성이 되도록 힘을 내보면 좋겠습니다.